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 명단이 나왔다. 이에 금리 대폭 인하 전망이 강화되고, 달러 약세 압력이 커졌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연준의 독립성 유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5월에 임기가 공식적으로 종료되는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다음과 같은 인물을 검토 중이다.
- 케빈 워시(Kevin Warsh):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방준비제도 이사로 재직했으며 현재 후버 연구소 연구원이다. 워시는 대공황 기간 동안 긴축 정책을 옹호해 왔지만, 최근에는 완화적인 통화 조건에 대한 개방성을 시사했다.
-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2020년부터 연방준비제도 이사로 재직 중이다. 트럼프에 의해 임명되었지만, 월러는 일반적으로 파월의 정책과 일치해 왔으며, 일부는 그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더 유연하다고 평가한다. 지난 주 월러는 파월의 현재 관망 자세에서 벗어나 연방준비제도가 7월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전 최고 투자 책임자이다. 연준 경험은 제한적이지만 트럼프에 충성스러운 인물로 평가된다.
- 케빈 하셋(Kevin Hassett):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출신으로, 학문적 자질이 뛰어나고 성장 친화적 저금리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 데이비드 말패스(David Malpass):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은행 총재로 재직했다. 그 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아래에서 고위 경제직을 역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재무부 국제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제롬 파월 의장 후임은 누가 될까? 베팅 시장 반응
CFTC 규제 예측 시장 칼시(Kalshi)에 따르면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며 명확한 선두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목요일(26일) 기준 워시와 월러가 각각 28%의 확률로 동률을 기록했으며, 베센트가 18%, 해셋이 10%로 뒤를 이었다.
워시에 $100을 베팅하면 그가 지명될 경우 $295를 돌려받으며, 월러에 같은 금액을 베팅하면 $334를 얻는다. 베센트를 지지하는 경우 수익은 $556으로 급증하며, 하셋에 대한 장기 베팅은 $1,000을 지급한다.
“그림자 의장” 등장할까?
현재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중반에 종료된다. 하지만 BBVA 애널리스트들은 비둘기파적인 후임자가 조기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미 “그림자 의장” 효과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트레이드 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역할에 선호하는 후보들은 모두 상당히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의 높은 금리 정책을 반복적으로 비판해온 것과 일치다. 6월 연준은 4.25%–4.50%의 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한 번 비판을 받았습.
수요일(25일) 나토 정상회담에서 파월을 언급하며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곧 물러날 것 같아서 다행이다. 왜냐하면 그가 정말로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현재 금리가 미국의 이자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2%p 금리인하가 연간 최대 800억 달러의 부채 상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월을 “매우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부르며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LPL 파이낸셜의 고정 수익 전략가인 로렌스 길럼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6년에 몇 차례 더 인하할 수 있지만, 미국 이자 비용을 의미 있게 줄이기 위해서는 연준이 코로나19 이전의 제로 금리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 지속 가능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논의 속에 미국 달러가 첫 피해자로 부상했다. 미국 달러 지수는 목요일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2021년 이후 최고치인 1.17을 돌파했으며, 달러-프랑 환율은 2015년 스위스 프랑 페그 위기 이후 처음으로 0.80 아래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목요일 보고서에서 “파월의 후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시장 관심을 연준의 장기적 정책 경로와 연방준비제도 독립성 문제로 다시 돌렸다”라고 밝혔다.
시장은 트럼프가 지명한 인사가 더 빠르고 깊은 금리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을 점점 더 반영하고 있다.
연방 기금 선물은 2025년 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추가로 3~4차례의 인하가 예상된다. 이는 연준이 6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하 전망으로 중간값 2회를 제시한 것보다 훨씬 완화적인 경로이다.
이 같은 격차 확대는 파월이 공식적으로 퇴임하기 전에도 새로운 지도부 하에서 명확한 정책 전환을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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