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달러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쏟아져 나오면 며칠 내로 명확해 질 수 있다.
지난주 고객과 공유한 전망에서 닉 베넨브룩(Nick Bennenbroek)이 이끄는 웰스파고의 경제팀은 최근 달러화 약세를 구조적 추세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전술적’이라고 부르며 단기적으로 강세 전망을 내놓았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미국 달러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6년까지 추세 강세가 재개되기 전까지 달러가 근본적인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기 세력이 미국 경제 약세에 주목하면서 약세 포지션 구축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10개 통화와 달러 인덱스(DXY)로 측정한 달러화 투기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주 400억 달러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인베스코 DB USD 지수 강세 펀드 ETF(NYSE:UUP)가 추종하는 달러 지수는 연초 대비 8% 하락하여 지난주 2020년 12월 이후 가장 과매도된 수준에 도달했다.
기술적으로 200일 이평선 대비 5.5%, 50일 이평선 대비 4.5% 하락해 최근 매도세가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웰스파고는 비정상적인 역학 관계, 특히 미국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소음과 관세 변동성이 달러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근원이 미국에서 나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달러 표시 자산을 팔고 국채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를 미국 자산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향후 달러 약세 전망
골드만삭스의 외환 애널리스트 카막시야 트리베디(Kamakshya Trivedi)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트리베디는 “최근 몇 주 동안의 급격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자산의 성과 부진과 헤지되지 않은 달러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열의 감소가 달러화 하락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리베디는 투자자들이 단기 포지션의 영향은 과대평가하는 반면 이미 진행 중인 구조적 재분배는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투자자의 성향 변화가 지속적인 환율 변동으로 이어진 역사적 유사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향후 자산 배분의 변화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우려는 미국 무역 및 통화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욱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관세 철회 가능성과 연준에 대한 압박 완화 등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을 암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투자자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시킬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 움직임, 향후 매크로 데이터에 달려 있어
앞으로 며칠간 영향력이 큰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므로 단기적으로 달러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 2025년 1분기 GDP (수요일):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추적한 이코노미스트 컨센서스 중간값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2.8%에서 0.4%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수요일):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게이지가 3월에 2.5%에서 2.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핵심 PCE는 2.8%에서 2.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 4월 고용보고서 (금요일): 비농업 고용이 228,000명에서 135,000명으로 감소하고 실업률은 4.2%로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데이터가 미국 경제 둔화를 확인시켜준다면, 특히 투자자들이 조기에 더 큰 폭의 연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골드만삭스의 약세 논리를 입증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나 인플레이션에서 깜짝 경제 회복세가 나타나면 웰스파고의 전술적 달러 반등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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